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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감동적인 이야기
펌질
2006. 3. 30. 08:07
얼마 전 부산 출장을 갔다가 그날따라 어찌 피곤한지 운전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용전동 고속버스 터미널에 차를 놓고 고속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지갑 속에 버스차표를 넣고 잠이 들었는데...
거기서 지갑은 제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침 제가 바지 호주머니에 평소 쓸 돈을 조금씩 넣고 다니므로 부산에 내려서
택시타고 장전동에 갈 때도 가까운 거리라 지갑은 생각도 못했죠...
그런데 형님 댁에서 자고 아침에 직장일 때문에 시내를 간다고 지하철역으로 가다가
지갑을 찾으니 아뿔싸...
없는 겁니다....
난감.....
지갑 속에 현금 16만원하고 10만 원권 수표 한 장 도합 26만원이 전부이고
그리고 카드가 하나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형님 댁으로 돌아가 돈을 꾸어서 일을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서는 당연히 마누라한테 말 못했죠....
칠칠맞게 잊어버리고 다니니..... 저도 이젠 다됐는지....쩝~~~
그런데 이틀 후에 지갑이 등기우편으로 돌아와서 마누라한테 들켰죠...
근데.... 마누라가 지갑을 돌려주면서 제게 꼭 안겨오는 겁니다...???
아무래도 한소리 하려니 미안했나????
나이 드니까 갑자기 철이 드나?? 도통 감이 안오더군요....
그러면서 아내가 당신 지갑이 든 소포 속에 들었더라면서 편지 한 통을 내어주더군요.
차를 파킹시키고 손님들이 두고 간 물건이 없나 의자를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말씀 드리기 죄송스럽지만 가끔 손님들이 지갑이나 핸드백을 놓고가면
현찰은 제가 가지고 제가 찾았을 때 이것밖에 없더라고 이야기하면 별 무리 없이 지나갔었습니다.
그날도 선생님이 놓고 간 지갑을 열어보니 당장 쓸 수 있는 현찰이 16만원...
웬 횡재인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10만원권 수표는 꺼림칙해서 돌려 드리려고 했는데....
선생님의 지갑속 신분증이 있어야 할 투명비닐 속에 웬 글이 코팅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면
제 몸 모두를 기증하오니 사용할 수 있는 장기는 즉시
다른 분들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선생님께서 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
이 글을 보고 도저히 선생님의 지갑을 돌려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그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금 전 횡재했다고 시시닥거리던 제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고 50년 살아온 인생이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혼자서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했습니다.
50넘어서 남의 지갑 들여다보면서 눈물 흘려 보기는 첨입니다.
선생님께 지갑을 전해 드리면서 저도 한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나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라도 남을 위해 무언가 해보겠습니다.
“저도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멋지삼... 저런 용기가 어디서 날까?
솔직한 마음을 쓴 기사아저씨도 멋지고
저런 사람이 아직 있어서 다행이다.
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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