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남편의 일기

펌질 2009. 5. 6. 11:15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입니다
저는 한 3년전 쯤에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 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 같이 내더군요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 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 꼬리를 먹어 들어가듯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달

하루는 퇴근길에 어떤 과일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 탁자에 올려 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아내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 개를 까먹더니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후 8년 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뭔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 길 가다가 아내는 귤 좌판상이 보이면 꼭 천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 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 간이나
몇 백원 안하는 귤 한 개 사주지 못했다니 마음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는 걸 알았죠
아이 문제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 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 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습니다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며칠전 아내 말대로 정말 맛 있더군요
그리고 살짝 주방 탁자에 올려 놓았죠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 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 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도 몇 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 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 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 좋아진 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붙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 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 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 중에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 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든 뭐든 우리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남편의 일기 -



흑 감동이 ㅠㅠ 눈물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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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방관의 기도

펌질 2007. 12. 18. 21:13

펌링크 : http://www.dal.kr/blog/archives/000301.html

[어느 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시원한 물가에 나를 눕혀주오
내 아픈 몸이 쉬도록 눕혀주오

내 형제에게 이 말을 전해주오
화재는 완전히 진압되었다고

신이시여, 출동이 걸렸을 때
사이렌이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할 때
연기는 진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게 하소서

신이여! 열심히 훈련했고 잘 배웠지만
나는 단지 인간사슬의 한 분입니다.

지옥 같은 불 속으로 전진할지라도 신이여,
나는 여전히 두렵고, 비가 오기를 기도합니다

내 형제가 추락하거든 내가 곁에 있게 하소서.
화염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 하시고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신이시여!
내가 듣게 하소서

저희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 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고 강하게 하소서

내가 들어가서, 어린 아이를 구하게 하소서
나를 일찍 거두어 가시더라도 헛되지는 않게 하소서

그리고, 내가 그의 내민 손을 잡게 하소서.


내용은 웬지 외국의 기도인듯 한데, 원본을 찾으려 했지만 웬지 짧다. 역시 한글이 좋아.

CBS 방송을 듣다가 나온 이야기라서 힘들게 검색한 결과 이런 감동적인 기도를 찾아낼 수 있었다.
특히 이부분
지옥 같은 불 속으로 전진할지라도 신이여,
나는 여전히 두렵고, 비가 오기를 기도합니다

불속에 뛰어들어가는 소방관님들이 방화장비를 갖추셨지만.. 당연히 뜨거운 불속을 들어가면
두렵고, 주저하게 될것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거 아닌가 싶다. 감동감동,

링크를 타고 가서 보면 김중태님이 얘기를 해놓으셨지만, 정말 소방관님들 월급 10배 올려줘도 뭐라 안할테니
쓸데없는데 세금 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thanks to 소방관님... 항상 우리를 위해서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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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감동적인 이야기

펌질 2006. 3. 30. 08:07

얼마 전 부산 출장을 갔다가 그날따라 어찌 피곤한지 운전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용전동 고속버스 터미널에 차를 놓고 고속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지갑 속에 버스차표를 넣고 잠이 들었는데...
거기서 지갑은 제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침 제가 바지 호주머니에 평소 쓸 돈을 조금씩 넣고 다니므로 부산에 내려서
택시타고 장전동에 갈 때도 가까운 거리라 지갑은 생각도 못했죠...
그런데 형님 댁에서 자고 아침에 직장일 때문에 시내를 간다고 지하철역으로 가다가
지갑을 찾으니 아뿔싸...
없는 겁니다....

난감.....

지갑 속에 현금 16만원하고 10만 원권 수표 한 장 도합 26만원이 전부이고
그리고 카드가 하나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형님 댁으로 돌아가 돈을 꾸어서 일을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서는 당연히 마누라한테 말 못했죠....
칠칠맞게 잊어버리고 다니니..... 저도 이젠 다됐는지....쩝~~~

그런데 이틀 후에 지갑이 등기우편으로 돌아와서 마누라한테 들켰죠...
근데.... 마누라가 지갑을 돌려주면서 제게 꼭 안겨오는 겁니다...???
아무래도 한소리 하려니 미안했나????
나이 드니까 갑자기 철이 드나?? 도통 감이 안오더군요....
그러면서 아내가 당신 지갑이 든 소포 속에 들었더라면서 편지 한 통을 내어주더군요.

차를 파킹시키고 손님들이 두고 간 물건이 없나 의자를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말씀 드리기 죄송스럽지만 가끔 손님들이 지갑이나 핸드백을 놓고가면
현찰은 제가 가지고 제가 찾았을 때 이것밖에 없더라고 이야기하면 별 무리 없이 지나갔었습니다.
그날도 선생님이 놓고 간 지갑을 열어보니 당장 쓸 수 있는 현찰이 16만원...

웬 횡재인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10만원권 수표는 꺼림칙해서 돌려 드리려고 했는데....
선생님의 지갑속 신분증이 있어야 할 투명비닐 속에 웬 글이 코팅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면
제 몸 모두를 기증하오니 사용할 수 있는 장기는 즉시
다른 분들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선생님께서 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

이 글을 보고 도저히 선생님의 지갑을 돌려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의 그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금 전 횡재했다고 시시닥거리던 제 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고 50년 살아온 인생이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혼자서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했습니다.
50넘어서 남의 지갑 들여다보면서 눈물 흘려 보기는 첨입니다.

선생님께 지갑을 전해 드리면서 저도 한 가지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나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라도 남을 위해 무언가 해보겠습니다.

“저도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멋지삼... 저런 용기가 어디서 날까?
솔직한 마음을 쓴 기사아저씨도 멋지고
저런 사람이 아직 있어서 다행이다.

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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